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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0

연남동을 걷다..

연남동을 걷다..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오늘은 카메라를 들고 하루종일 연남동을 걸었다..
조그마한 동네일꺼라고 생각했는데..
마치 폐허같이 검검하고 오래된 시장도..
다 떨어져 버린 능소화 줄기 가득한 담장도..
대문 위에 가득 놓인 꽃, 상추 화분들도..
빼꼼 내민 햇살 받으라고 
나란히 집게 꽂아 말려둔 빨래들도..
으기양양한 높은 담장의 멋드러진 주택들과..
그 옆에 무너져버릴듯하지만 삶의 향기가 풍겨나는
작은 판자집들도.. 그 집에서 나던 웃음소리들도..
어쩐지 좋아서 이어폰도 끼지 않고 
여기저기 기웃이며 정말 한참을 걸어다녔다..

얼마만이었던가, 
이렇게 걸으며 파인더를 통해 세상을 보는 일이..

몇달 전 일이 몇년 전 일인 것 같은 먹먹함..
몇년 전 일이 몇달 전 일인 것 같은 막막함..
그런일이 있었었나 싶은 담담하지만 섭섭한 마음..

웃으며 농담처럼 장난처럼 말하지만
웃음 뒤에 느껴지는 맛은 씁쓰름하다..
그 쓴 맛을 달달하게 만드는 것은 
누구도 아닌 나의 몫이라는 생각..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 

 

photo : eshita

camera : minolta x-700, film scan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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